거룩한 인연으로 정각을 이루어라.
<대반야경>
수승한 선근(善根)에 의해서 다음 생엔 기어이
여래응정각(如來應正覺)을 이루게 하여 주소서.
수승한 선근에 의해서
다음 생엔 보살도를 정근 수확 하게 하고
깊은 법문을 통달하여 걸림이 없게 하고
대사법용보살(大師法涌菩薩)과 같이 되게 하여주소서.
대반야경 가운데서도 유명한 상제보살(常啼菩薩) 발원문이다.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상제보살의 수행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으로서 수보리가 이에 묻고 답하는 내용이다
“수보리야, 상제보살은 지금 대운뇌음불(大雲雷音佛)밑에서 수행을 하고 계시지만 만일 네가 반야의 지혜를 얻고자 생각한다면 상제보살이 반야의 지혜를 구하기 위해 수행했던 것 처럼 수행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자 수보리가 이에 대해 부처님께 여쭙는 것으로 이 경은 전개된다.
상제보살은 조용한 곳에서 수행을 했다. 그런데 수행을 하는 상제보살에게 돌연 소리가 들려 왔다.
“여기서 동쪽으로 가라 동서남북, 상하좌우를 돌아보지 말고 곧장 동으로 가라. 모든 불법의 가르침에 구애받지 말고 똑바로 가라. 그러면 반야의 지혜를 얻을 것이다.”
상제보살은 그소리를 듣고 기뻐 깨우침을 받아 용기를 얻어서 동쪽으로 향하여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동쪽 어디로 가야 하는지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지 들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깊은 생각에 잠겨 있게 되었다.
그때 돌연 부처님의 상(像)이 눈 앞에 나타나서 “여기서 동쪽으로 오백유순(五百由旬)을 가면 묘향성이 있다. 그 거리는 굉장히 훌륭하고 칠보로 장식된 성벽 속에서는 진귀한 향기가 풍기고 있다. 그리고 시내 주변에는 오백개의 공원이 있고 갖가지 새들이 아름답게 지저귀고 있다. 거기가 바로 법용보살(法涌菩薩)이 머무는 곳이다. 보살은 주야 삼시로 반여의 지혜를 설법하고 있다.”고 하셨다.
이 말을 듣고 기뻐하던 상제보살은 육십이종(六十二種)의 삼매를 얻어 그 삼매로 인하여 부처님께서 반야의 지혜를 설하시는 것을 들을수 있게 되었다. 그때 많은 부처님들이 상제보살에게 법용보살이 곧 너의 스승이고 선우라고 가르쳐 주셨다.
그리하여 법용보살에게 가려던 상제보살은 공양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몸을 팔아서 그 돈으로 공양물을 얻으려고 거리로 나가 “ 나는 지금 나를 팔고 있소”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때 그것을 듣고 있던 악마가 만일 상제보살이 법용보살에게 공양하여 반야의 지혜를 얻으면 큰일이므로 “나를 사시오” 하는 상제보살의 소리를 막아 버렸다. 그 결과 아무도 자신을 사 가지 않자 상제보살은 눈물을 흘리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것을 본 제석천은 상제보살의 마음을 시험하려고 바라문의 모습으로 변하여 가까이 다가갔다.
“대체 너는 왜 울고 있습니까?”하고 물어보자 이러이러하다고 대답을 하였다. 사정을 들은 바라문은 다시 말했다.
“나는 인간의 육신은 필요 없지만 조상의 제사를 지내는데 살아 있는 사람의 심장과 혈액과 뼈와 골수가 필요합니다.”
이 말을 들은 상제보살은 다시 살아난 것 처럼 기뻐서 바라문에게 말했다.
“무엇이던 당신이 필요한 것은 가져 가십시오.”
이리하여 예리한 칼로 왼쪽 팔을 찔러서 피를 내고, 오른쪽 허벅지를 찔러서 살을 도려내고, 뼈를 부수어 골수를 꺼내어 바라문에게 주고 다시 심장을 찌르려고 했다.
그러나 이 모양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있던 장자의 딸이 놀라서 내려와 대간절 왜 그런 짓을 하는가 하고 물었다.
상제보살이 자세히 이야기하자 그 이야기를 듣고 감동한 장자의 딸이 상제보살에게 말했다.
“그러한 고마운 분들의 가르침을 받고 반야의 지혜를 받으려는 공양이라면 나는 내 집의 재산을 모두 드리겠으니 공양에 보탬이 되게 하여주십시오. 그리고 제발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은 그쳐 주십시오.” 바라문도 제석천의 모습으로 돌아와 상제보살을 보고 말했다.
“나는 피도, 심장도 뼈도, 골수도, 모두 필요 없습니다. 다만 당신의 뜻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 본 것에 불과하니 깊이 사과합니다.”
이렇게 제석천은 상제보살의 몸을 원상태로 회복시켜 주었다.
이 모양을 보고 있던 장자의 딸은 상제보살을 자기의 집에 초대하여 부모에게 이 사실을 자세하게 말했다.
처음에 놀라던 부모님도 함께 법용보살에게로 가서 반야의 지혜를 얻으려고 상제보살에게 청을 했다.
그리하여, 상제보살을 비롯한 장자의 딸과 그 부모들은 오백명의 시녀들과 함께 법용보살에게 공양하려고 여러 종류의 진귀한 보물을 수레에 싣고 묘향성으로 떠났다.
조금 뒤에 상제보살이 칠보로 장식된 묘향성에 도착하여 멀리 법용보살이 칠보로 된 대반야대 위의 사자좌에 앉아 많은 대중들에게 둘려싸여 계신 것을 본 상제보살은 너무 기뻐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수레를 타고 법용보살에게 가는 것을 도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여 수레에서 내리니 이어 오백대의 수레에 탄 다른 사람들도 모두 수레에서 내려와 걸어갔다.
대반야대 중앙에는 네 개의 보물로 장식한 상자 속에 녹인 보석얼음과 황금의 판으로 둘러싸인 반야 지혜의 경전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공양을 하고 있었다.
상제보살과 장자의 딸과 그의 부모들은 사용되는 성질에 따라 공양물을 둘로 나누어서 하나는 반야 지혜의 경전에, 다른 하나는 법용보살에게 바쳤다.
이어서 끝 없이 예쁜 꽃을 공양하니 어떤것은 법용보살의 머리 위에 아름다운 누각으로, 또 어떤 것은 공중에 머물면서 천막처럼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신통력을 보고 깊이 감동한 상제보살은 마음속에 명심하여 발원하는 마음을 일으켰는데 이것이 발원문이다. “저희들은 이 거룩한 인연으로 해서 앞으로 꼭 정각을 이루겠나이다. 저희들 이 거룩한 인연으로 해서 앞으로 보살의 도를 수행하고 깊은 법문을 체득하여 걸림이 없는 법용보살과 같이 되게 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상제보살은 법용보살에게 앞에서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얘기하며 이렇게 법용보살의 자리에 참석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했다.
그러자, 법용보살의 설법이 시작되었다.
“부처님의 몸은 어디로부터 왔는가. 온 곳도 없고 가는 곳도 없다. 이것은 모든 법의 참다운 성품(實性)이 부동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진여(眞如), )법계(法界), 법성(法性), 불허망성(不虛妄性)불변이성(不變異性), 평등성(平等性). 이성(離城), 정성(定性),주성(住性) 제법의실제, 허공계, 부사의계, 무생성, 무멸성, 여실성, 원리성, 적멸성, 무열정성, 공성.....이러한 것들이 모두다 오는 것도 없고가는것도 없다.“ 법용보살은 이처럼 가르침을 자세하게 보이시고 이어서 많은 비유로서 이것을 일러주셨다. 예를 들자면 다음가 같은 말씀이다.
“ 한여름에 광양를 치달리는 물을 보고 물을 잡으려고 하는 것처럼 원체가 흐르는 물이란 물처럼 보이나 물은 아니다. 그 치달리는 물을 보고 실체라 생각하고 오는 곳이 있고 가는 곳이 있다고 말 할수 있겠는가.....”
요컨대 일체법은 꿈과 같고 변화하여 실유가 없다도 본 것이며 모든 것은 인연화합 할때에 있는 것과 같이 보이고 또한 그인연으로써 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법문을 끝낸 법용보살은 궁으로 들어가 정에 들었다.
그리고는 7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상제보살은 앉지도 눕지도 않고 오직 걷기만 했다. 잠과 음식을 원하지 않았고 추위와 더위를 견디면서 진심으로 법용보살의 설법을 다시 들을 기회를 기다렸다. 마지막 7일이 될즈음에 상제보살은 자리를 깨끗이 하고 주위에 먼지가 일지 않도록 물을 뿌리려고 했다. 이를 본 악마는 물을 숨겨 버렸으나, 이에 방해 받지않고 몸을 예리한 칼로 찢어서 피를 내어 근처를 깨끗이 하려고 하였다. 이 모습을 본 제석천이 그 피를 전단향수(栴檀香水 )로 변하게 하자 근처에서 말 할수 없는 향기가 풍겨나왔다.
이리하여 법용보살은 드디어 정(定 )에서 일어나 사자좌에 앉으시고 반야의 지혜를 설하기 시작하였다.
“일체의 법은 평등하기 때문에 반야의 지혜도 평등하다. 또한
일체법은 원리(遠離:멀리떠남)이다.”
이렇게 법문을 듣고 나서 상제보살은 육십억의 선정을 완성하였다.
그 뒤로 상제보살은 도처에서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 땅에 살았으며, 또한, 반야의 지혜를 얻어서 불우한 생을 멀리하고 수승한 생을 얻었다.
부처님께서는 이 대반야경에서 수보리에게 이러한 가르침을 준 것인데 그것은 반야의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그 어떠한 어려움도 참고 견뎌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인간은 누구나 원하는 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바라는 바를 성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