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존 성도 이래 오랫동안 석존을 사사(師事)해온 많은 보살을 대표하여 미륵보살(彌勒菩薩)이 여쭈었다.
“이렇게 많은 무량 천만억 대중의 보살은 일찍이 보지 못했습니다.
모두 어디서부터 온 것이며 무슨 인연으로 이렇게 모였습니까? 부처님이 성도하신 지 40여년 동안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을 교화 하셨습니까"
법화경은 이리하여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제 16에 들어가는데 그 첫 머리에 [부처님의 참된 말씀을 신해(信解)하라]는 말씀과 [부처님의 말씀을 신수(信受)하여 받들겠습니다.]라는 미륵보살을 위시한 대중의 말에 되풀이 하여 응답하고 있는데 그것을 예문으로 실은 글이다.
곧 너희들은 모두 석가모니 부처가 석가존의 궁을 나와 가야성 가까운 보리도량에 앉아 무상의 깨우침을 얻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실은 내가 성불한 뒤부터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이 흘렀느니라고 하신 것이다.
이 세월이 어떻게 하여 얼마나 끝없는 옛날인가를 비유를
들어서 말씀 하셨다. 이것이 불타의 영원(永遠)한 선설(宣說)로 그것을 개근현원(開近顯遠) 또는 발적현본(發迹顯本)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글의 바로 앞에 “너희들은 자세히 듣거라. 여래비밀신통(如來秘密神通)의 힘이니라”.라는 일절이 있는데 천태대사 지의(智覬)는 이것을 해석하여 비(秘)라는 것은 일신즉 삼신(一身卽三身)이고, 밀(密)이 라는 것은 삼신즉 일(三身卽一)이며, 신(神)이라고 하는 것은 법신(法身)을 통(通)이라고 하는 것은 보신(報身)을 역(力)이라는 것은 응신(應身)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깨우친 진리를 법신(法身), 오랜 수행에 의해서 얻은 훌륭한 습을 보신(報身),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화현(化現)하여 못습을 나타낸 것이 응신(應身)인 것이다. 곧 인도에 출현한 역사적 인물로서 석존이 응신이며, 이 응신이 다시 응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신, 법신을 합해서 삼신즉일(三身卽一)이 되어 개권현실(開權顯實)하신 것이다.
그리하여 그 삼신즉일(三身卽一)의 부처님은 “나는 항상 이 사바세계에 있으면서 설법교화한다”라고 하시며, 또 계속이어진다. 이것은 항상이라고 하는데 언제나 변해가는 때에도 영겁의 오랜 예날부터 영겁의 미래를 향해서도 언제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또 무엇보다도 지금 이순간도 역시 그렇다는 것이다. 그것은 서방의 미타정토도 동방 약사여래의 정유리세계(淨瑠璃世界)가 곧 그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부처님의 자비 속에서 부처님의 광명을 받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여래수량품에서 장행(長行)의 후반 부분에 양의(良醫)의 비유가 설명 되어 있는데 이것은 멸(滅)하지 않으면서 멸을 나타낸 방편이다. 잘못하여 독을 먹은 자식에게 아버지가 멀리서 사람을 보내어 ‘아버지는 죽었다’라는 이야기를 하여 이를 들은 자식들이 항상 비탄에 잠겨 고통스로워 하다가 드디어 마음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양의(良醫)가 남겨 놓은 약을 먹고 깨끗이 나았다는 것인데 이와 같은 실제는 있으면서 멸도를 하였다고 말하여 제도한 바에 따라 여러 가지의 법을 설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속히 불신을 성취하게 하려는 의도이다.
이어서 계문의 마지막에 ‘언제나 스스로 생각을 한다. 무엇으로 중생을 무상도에 들게 하며 속히 성불하게 만드는가’라는 말은 실로 부처님의 대자대비(大慈大悲)인 것으로 모든 중생을 여하한 방법으로 성불하게끔 하고자 하는 부처님의 자비이다. 과거, 현재, 미래 곧 삼생(三生)의 자부(慈父)로서 이 중생을 다 자식으로 사랑한다는 뜻이다.